열여섯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작은 그림책.
‘그 벽은, 희고 튼튼했으며, 한동안 텅 비어 있었다’로 시작하는 글 〈벽〉은 2010년부터 올해까지 그 형태와 장소를 계속해서 바꿔온 작업이다. 글로 구성된 16개의 단락은 각각 나무, 새, 유리창, 보따리장수, 도공, 항아리, 돌멩이, 황금술사, 벼룩 등을 등장시킨다. 가장 마지막 열 여섯 번째 단락은 다시 처음의 문장으로 돌아가지만, 문장의 시작과 끝 사이에는 벽을 경유했던 여럿의 단어가 하나의 서사 안으로 들어온다.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건물의 복도갤러리의 벽면에 작가의 필사로 전시되었던 〈벽〉은, 2011년 앞표지와 뒷표지가 순환하는 디자인을 가진 책 『벽』이 되었으며, 이후 2017년 시청각의 벽으로 옮겨가기도 했다. 작가가 처음 〈벽〉을 구상할 때, 그는 작업노트에 “비어 있는 것은 채워질 수 있다”라고 썼다. (독립큐레이터 박수지)
✧ 서지정보 ✧
제목 : 벽
글, 그림 : 김영글
디자인 : 홍은주, 김형재
판형 : 125 195mm
면수 : 32쪽
발행 : 2011년 / 2021년 9월 7일
값 : 10,000원